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보유하고 있던 천재 화가 '이중섭'의 대표작품 ‘섶섬이 보이는 풍경’ 등 총 12점의 원화가 제주도에 기증되었습니다.
제주특별자치도는 2021년 4월 29일, 제주도청 본관 2층 삼다홀에서 온라인 브리핑을 갖고 고(故) 이건희 회장의 유족인 삼성가(家)로부터 이중섭 화가의 대표 작품 12점을 기증받아 서귀포시 이중섭미술관에 소장한다고 밝혔습니다.
기증 작품에는 지난 1951년 이중섭 화가가 가족과 함께 서귀포에 머물며 남겼던 섶섬이 보이는 풍경을 비롯, 해변의 가족, 비둘기와 아이들, 아이들과 끈, 물고기와 노는 아이들 등 유화 6점과 수채화 1점이 포함되었습니다.
이중섭 화가가 일본에서 활동하던 시절 당시 연인이었던 이남덕 여사에게 보냈던 1940년대 엽서화 3점과 서귀포와 관련이 있는 ‘게(蟹)’와 가족, 물고기, 아이들을 모티브로 1950년대에 제작한 은지화 2점도 함께 전달받았습니다.
특히 이번 기증 작품을 통해 이중섭 화가가 한국 전쟁을 피해 서귀포로 피난 왔던 제주의 생활과 함께 가족에 대한 절절한 사랑을 엿볼 수 있습니다.
이중섭 화가의 1년 남짓한 서귀포 생활은 피난 이후 그의 짧은 생애에서 가장 행복했던 때로 전해지는 시간입니다.
1951년 서귀포에서 제작한 것으로 알려진 '섶섬이 보이는 풍경'은 초가집 사이로 눌과 나목, 전봇대, 섶섬이 어우러져 제주의 아름답고 평화로운 마을 풍경이 고스란히 담겼습니다.
이중섭 화가가 가족을 그린 그림들은 일본에 있는 부인과 두 아들과의 재회의 꿈을 표현한 작품들입니다.
기증 작품에 포함된 '해변의 가족'들은 초록색 바다를 배경으로 새들과 가족이 하나가 되어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아이들과 끈' 작품은 아이들이 서로 끈을 통해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이런 구성 방법은 다른 작품에서도 자주 발견되며 이중섭 화가 작품의 대표적 특징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원희룡 지사도 이날 브리핑에서 “이번 기증 작품은 이중섭 화가의 짧은 생애에서 가장 행복했던 서귀포 시절, 가장 사랑했던 가족과의 추억을 담은 작품이라 의미가 남다르다”면서 “전쟁과 피난의 시련 속에서도 가족과 함께 행복을 나눴던 이중섭의 작품이 코로나19 위기를 견뎌내고 있는 도민과 국민 여러분께 위로와 희망의 백신이 되길 기대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원희룡 지사는 “이중섭 화가의 귀한 작품을 기증해주신 삼성가에 감사드리며, 기증 작품을 지역문화 자산으로 잘 보존하고, 활용할 것을 약속한다”고도 말했습니다.
제주도는 이번 이중섭 대표작 기증의 뜻을 이어받아 지속적인 작품 확보와 더불어 이중섭미술관 인근 부지를 활용하여 시설 확충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향후 전시공간을 넓히고 관람객 편의를 제공해 지역 문화 예술 진흥과 관광 활성화를 위해 적극 활용할 방침입니다.
고(故) 이건희 회장의 유족 측은 “이번 이중섭 화가 작품 기증은 대한민국 문화예술 발전을 위해 헌신한 고인의 뜻을 기리는 차원에서 기증된 것”이라며 “국민의 문화 향유 기회를 확대하고 지역 간 문화 격차를 해소할 수 있도록 지역 사회로 환원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습니다.
기증 작품들은 이중섭 화가의 기일인 9월 6일을 전후로 특별 전시회를 통해 대중들에게 공개될 예정입니다.
한편 이번 삼성가(家)의 기증으로 이중섭미술관이 소장한 이중섭 원화 작품은 59점이 되며, 이중섭 서지 자료 및 유품 등 37점을 포함하면 소장 작품은 총 96점이 됩니다.
이번 기증은 제주지역 문인단체가 원로 작가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제주문학관 기증자료 조사를 통해 성사되었습니다.
현기영 작가는 직접 육필원고를 원희룡 지사에게 건네며 “제주문학관이 제주도 문인들의 오랜 염원 끝에 탄생하는 만큼 도민과 문학인들에게 사랑받는 공간이 되어야 한다”며, “제 원고 기증이 도민들이 문학관 자료수집에 적극 동참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습니다.
원희룡 도지사는 현 작가에게 수증증서를 전달하면서 “현기영 선생님의 혼과 열정을 담은 육필원고를 제주문학관에 기증해주셔서 감사드린다”며“책임감을 갖고 소중히 관리‧전시하면서 제주의 시대 정신과 제주문학의 가치를 널리 알릴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상에 숟가락 하나’는 유년 시절 제주의 기억, 4.3의 아픔, 사춘기가 되기까지의 이야기들 등이 에피소드 형식으로 이어져 있는 단편의 연작으로, 단행본으로 출판되기 전에 계간 ‘실천문학’에 1994년 겨울호부터 1996년 겨울호까지 9회에 걸쳐 연재되었습니다.
해방 이후 한국 현대사를 아우르는 서사성과 제주 자연을 묘사한 서정성이 조화를 이뤄 90년대 소설 문학의 최대 성과의 하나로 평가받는 작품이다.
한편 제주문학관은 올해 하반기 개관을 목표로 공사가 진행되고 있으며, 지역 원로문인들이 1085점의 자료를 기증하는 등 총 1173점의 문학 관련 자료들이 수집되었습니다.
제주특별자치도 관계자는 “도립문학관은 미래 세대가 제주문학을 연구할 수 있는 자료의 보고가 되어야 한다”며 “소장하고 있는 문학 관련 자료 중 소중하고 가치 있는 자료들이 있으면 언제든지 연락해달라”고 말했습니다.
☆ 현기영 작가 주요 약력 1941년 제주시 노형동 출생 1975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등단(‘아버지’ 당선) 제주4·3연구소 소장(1989-1990) 민족문화작가회의 이사장(2001-2003) 제11대 한국문화예술진흥원장(2003-2005)
○ 주요작품
순이삼춘(1978), 변방에 우짖는 새(1983), 아스팔트(1986), 바람 타는 섬(1989), 마지막 테우리(1994), 지상에 숟가락 하나(1999) 등